세종실록을 강독하다가 위트 있는 속담을 보게 되었습니다.
힘있는 사람이면 그 누구든, 그 어디든 아부하는 사람을 옛 사람들은 뭐라 불렀는지 한 번 볼까요?
Go~Go~Go~
[세종실록 1421/02/18]
- 실록 국역본 -
[임군례를 저자 거리에서 다섯 수레로 환형에 처하다]
임군례(任君禮)를 저자 거리에서 〈다섯 수레로〉 환형(轘刑)에 처하였다.
군례의 아비 임언충(任彦忠)은 한족(漢族)인데, 역관(譯官)으로 개국 공신에 참예하였던 고로,
군례도 충의위(忠義衛)에 소속되었는데, 사람된 품이 욕심 많고 야비하며,
역관으로서 여러번 명나라에 사신을 따라가서 〈그것으로 인하여〉 큰 부자가 되었으면서,
일시라도 기세 있는 자면 반드시 아부하므로, 사람들이 오방저미(五方猪尾)라고 별명하였으니(1),
돼지는 꼬리를 잘 흔들므로, 사람을 쫓아다니며 아부하기 좋아하고,
가는 곳마다 아부하지 않는 데 없는 것을 속담에 오방저미라고 한다.(2)
- 한문 원본 -
轘任君禮於市。 君禮之父彦忠, 漢人也。
以譯語得參開國功臣, 故君禮屬於忠義衛。 爲人貪鄙, 以譯語屢使上國, 以致巨富,
一時之有氣勢者必阿附, 時稱五方猪尾(1)。
猪善搖尾, 故人之喜趨附, 無處不比者, 俗謂之五方猪尾(2)
- ThinkVirus 의 생각 -
*오방저미(五方첨尾): 온 방향으로 흔드는 돼지 꼬리
'권세가 있거나 돈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아첨을 잘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
정조실록에는 이런 사람을 ‘치질을 핥는다.’하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으…생각만해도 ㅎㅎㅎ 참 노골적인 표현이죠~ ^^
이 외에도 아첨과 관련된 말로
*불수진(拂鬚塵)-수염에 붙은 티끌을 털어준다는 뜻으로
염치와 체면 안 가리고 윗사람에게 아첨하는 비굴한 태도를 가리킴
*상분(嘗糞)-똥 맛을 본다는 뜻으로,
중국 당나라 곽홍패란 사람이 몸져누운 상관의 대변을 찍어 맛보고는
곧 쾌차할 것이라고 아첨한 것에서 유래한 말
앞으로는 아첨으로 일관된 정치인들에게 '오방저미'라는 별명을 붙여주면 어떨까요? ^^
인문학을 통한 상상력과 통찰력을 기반으로 창조적 영감을 배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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