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이미지는 '무한도전' 김태호 PD와 서경덕 교수가 뉴욕타임즈에 게재한 비빔밥 전면광고입니다.
위 광고를 보고 일본 산케이 신문 한국 지국장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68)가
"광고의 사진을 보고 비빔밥을 먹으러 간 미국인이 그 양두구육에 놀라지 않을까 걱정된다"
는 내용의 칼럼을 산케이 신문에 기고했다지요.
양머리인줄 알았는데 개의 머리가 나와 크게 실망한다네요.
뭐... 이 개에 관한 의미를 전혀 모르고 있다는 점에 관해서는 이 글에서 이야기 하지는 않겠습니다.
아무튼 광고를 보고 큰 기대를 한 뉴욕 사람들이 실제 비빔밥을 보고 엄청 실망한다는 말이네요.
구로다 가쓰히로씨는 일본인으로 서울에 살면서 뉴욕사람의 '점심의 실망감'까지 걱정해 주고 있으니
참으로 부지런하고 인류애(?)가 넘쳐나는 사람이군요...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서,
또한 그는 비빔밥을 이렇게 평가하고 있네요.
“비빔밥은 밥과 채소 등을 뒤섞어 처음의 아름다운 색채가 사라져 질겅질겅 돼버린 정체불명의 음식!”
이 말을 보면 가쓰히로는 하나는 알고 있으면서 또 하나는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비빔밥은 '밥과 여러가지 채소, 고기 등이 각자의 아름다운 색채와 영양가를 지니고 모두 뒤섞여 있는 음식이라는 것은 정확하게 알고 있군요.
그러나 그 것이 비빔밥의 아름다움이며 위대한 정신임은 전혀 모르고 있네요.
우리나라 음식의 기본 정신은 바로 '평(平)' 입니다.
어떤 음식이던 오행(목화토금수)의 기운이 서로 고루 섞여 균형을 이루어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기본 정신이지요.
색상에서 뿐만 아니라 맛(오미), 영양학 까지도 균형을 이루어 어느 한편으로 치우지지 않도록 하는 것!
그 조화와 균형의 정신이 담겨져 있는 것이 우리의 음식이며,
그것을 한 그릇 안에 온몸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비빔밥입니다!
우리가 음식을 만들 때 가장 핵심이 되는 비법이 있지요?
바로 '양념'!!! 하지만 여러분은 그 양념의 의미를 알고 계신가요?
'양념'의 어원이 '약념(藥念)' 즉, 그 음식을 '평'하기 위해 부족한 약으로 넣어 주는 것이 바로 양념입니다.
이 의미를 알고 있다면 음식을 먹을 때 또는 만들 때 양념 한 술을 넣으면서도 그 마음이 절로 경건해지지 않을까요?
'음식이 곧 약이고 약이 곧 음식이다'란 정신이 깃든 훌륭한 일상의 처방전입니다.
오늘 비빔밥을 한 그릇 차려 놓고 가만히 바라보세요.
하얀 쌀과 그 위에 푸른색, 붉은색, 노란색의 다양한 채소와 고기, 고추장, 파, 마늘, 간장 등으로 고루고루 조제된
양념(약념)이 화룡점정된 아름다운 모습이 보이시나요?
그 모든 약들을 고루고루 섞어서 한 술 내 입에 떠 넣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 내 몸이 오행의 에너지의 균형을 이루고, 나의 정신 까지도 다스려짐이 느껴지시죠~
이렇게 우리는 매일 '보양식'을 대접받고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이에 비해 일본의 음식문화는 기후와 지리적 환경으로 인해 상하지 않는 음식을 바로 먹는 것이 가장 중요했으며, 그로인해 부족한 여러가지들을 보완(? 감추기 위해?)하기 위해 화려한 장식이 발달하였습니다.
그러니 자연과 기후가 균형을 이뤄 음식 속에도 그 이치가 담겨진 우리 한국의 음식의 정신을 알지 못하고 있나봅니다.
구로다 가쓰히로씨를 보니 정말 '무식하면 용감하다'란 말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겠네요. ^^
알고도 저런 말을 했으면 혼줄을 내야 하나, 몰라서, 무식해서 그런 것이니 그를 안타깝게 여겨야겠지요~
우리 땅, 우리 문화의 특징은 한마디로 "다양성을 통한 창조"로 정리하고자 합니다.
우리의 음식이 그렇고
의복의 정신이 그렇고
자연환경 기후가 그러하고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지점이며 사계절의 자연을 지닌)
더욱 중요한건 북방민족과 남방민족의 다양한 유전자가 섞여 민족을 이룬 유전학적 특징이 그렇습니다.
우리가 이 작은 땅에서 수많은 역경을 겪으면서도 쓰러지지 않고 끊임없이 생존하고
발전하며 놀라운 문화를 창조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다양성을 통한 균형"의 힘입니다~!!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그 사실을 몰라서 저런 말을 하는 것은 그냥 웃어 넘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문화속에 살고 있는 주인들 조차 잘 모르고 있는건 어찌해야 할까요???
오늘 점심, 비빔밥 한 그릇 하실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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