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과 세종국가경영연구소, 한국.동양정치사상사학회 공동 학술회의가 오늘 있었습니다.
“ <용비어천가>와 세종의 국가경영 연구 “ 라는 주제로 말이죠.
용비어천가 하면 훈민정음으로 지어진 최초의 문학작품 정도로만 기억되어 있는 것이었는데,
이런 기억이 오늘 학술회의를 참가하면서 생각의 폭이 더 넓어 졌습니다.
(역시, 배움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넓히기 위해 하는 것이 라는 생각이 드네요. ^^)
용비어천가를 좀 더 정치적인 입장에서 바라본 것이죠.
한마디로 용비어천가는 세종의 확실한 목표를 지니고 만들어진 정치적 텍스트라는 것입니다.
이번 학술회의에서 발표를 한 박현모 교수님은 “미란다에 의한 상징조작, 즉 구성원들에게 동일성 자극을 가하는 정서적 상징 조작의 한 형태”로 표현하더군요. 어렵네요...ㅎㅎㅎ
세종대왕의 정치적 목표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우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훈민정음의 실용성을 시험해보기 위한 목적이 있었을 것이고,
(반대로 용비어천가를 백성들에게 널리 퍼띄리기 위해 훈민정음을 지었다는 주장도 있답니다. ^^)
중요한 정치적 목표로는 ‘조선 개국의 정당성 확보를 위한 자신의 선조들의 미화작업’ 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고려를 멸하고 새로운 조선으로 나아가기 위해 세종은 ‘집권세력의 단결’과 ‘반대세력의 포용’ 이라는 두 가지 모두를 이뤄내고 싶었던 것입니다.
용비어천가는 한문본과 한글본이 있는데, 한글본은 일반 백성에게 널리 알려지지는 못했기에
백성의 민심을 잡기 위한 도구로는 활용되지 못한 듯 합니다.
즉, 한문본을 읽고 해설할 수 있는 계층들에게 세종의 정치적 메세지를 더 크게 전달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이 용비어천가가 단순한 글로만 지어진 텍스트가 아니라는 것이죠.
용비어천가의 노랫말을 담아 ‘치화평’ ‘취풍형’ ‘여민락’ 등의 신악을 창제하였고, 이를 정간보라는 악보에 담았습니다. (치화평: 지극한 화평에 이름 / 취풍형: 풍성함과 형통함에 취함 / 여민락: 백성과 함께 즐기자 => 이름 하나도 허투루 짓지 않았네요. 존경을 표합니다. )
말과 글이 음악을 통해 인간세상에 널리 퍼지기를 바라셨던 것이겠죠.
음악을 위해 용비어천가를 노래로 불렀냐, 아니면 용비어천가를 일반 백성들에게 세뇌 시키는 효율적 도구로 음악을 사용했냐…는 접어두겠습니다. ^^
정간보 역시 세종대왕이 창안한 악보입니다. 세종대왕은 한글만 창제하신게 아니라 신악까지도 창제하셨다니…
실로 놀라움을 금치 못할 뿐입니다.
이는 역시 우리 음악이 중국의 음악과는 다르다는 ‘다름의 인식’에 기초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다름을 인식하고 그 다름으로 인해 불편해 하는 백성을 안쓰럽게 여기는 마음….
진정한 군주의 모습이죠? ^^ 백성을 불쌍하게 ‘여기는 것’ 그 자체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정보를 철저하기 기록해 놓은 백과사전의 모습도 보입니다.
정리를 하면, 용비어천가는 세종대왕의 철저한 목적을 지닌 방대하고 대단한 자료이며,
세종대왕에게 용비어천가는 설득의 도구였던 것이지요!
이번 학술회의에서 재미있는 점이 있었습니다.
박현모 교수님의 발표문을 보면 용비어천가를 ‘주제와 핵심어’ 그리고 자주 나오는 ‘나라이름’, 자주 나오는 ‘인물’들의 통계를 내어 분석을 하였는데,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긴 내용을 한 눈에 파악하고 이해시키는 데는 ‘키워드’ 만한 것이 없는데, 그 유용한 도구를 잘 활용하셨단 생각이 드네요. ^^
요즘 여기저기서 ‘스토리텔링’ ‘문화경영’ ‘문화마케팅’ ‘문화정치’ 라는 단어를 귀 따갑게 듣고 계시죠?
지금으로부터 564년 전에 만들어진 용비어천가야 말로 위 키워드들의 집합체가 아닌가 합니다.
(이런 맥락으로 용비어천가를 천천히 공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지니고 돌아왔습니다. ^^ )
세종대왕이야 말로 진실로 문화사회를 만들고 이끌어 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아는 군주였습니다.
지금의 MB도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신 용비어천가’라도 만들어야 할까요? 푸핫~!
-멘탈리더십 코치 조은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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