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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출연/열려라! 성공취업~

[직업코칭사례]탈북자(새터민)의 취업과 직업, 경력 코칭을 했습니다..

 

 

잡매칭 프로그램 <열려라 성공취업>

 

지난 금요일(1.3) 작가의 부재중 전화와 '긴급사항 전화바람'이란 문자를 받았습니다.

무슨 큰 일이 터졌을까?? 하는 걱정으로 전화를 했죠.

방송을 보고 한 시청자가 <열려라 성공취업>의 '공개구직 숨은일꾼' 코너에 신청을 했는데 북한에서 한국으로 건너 온 새터민이랍니다!

한국에서 탈북자로서 취업 문 넘기가 힘들어 상담을 신청했네요.

그 대상에 적잖히 놀랐고(탈북자를 만나는 일이 처음이었기에) 방송 전에 전문가와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는 말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그녀의 적극성에 감탄하면서도 <열려라 성공취업> 방송진행 시간보다 의도치 않은 무료코칭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죠...


코칭과 컨설팅도 엄연한 전문직업이며 수수료를 지불하고 진행하는 일임을 여전히 한국사람들은 인지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니..인지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말이 더 맞을 듯. (저의 개인적 푸념을 잠시 늘어놓았습니다~ ㅋㅋ)

 

각설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청자와의 만남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오래전부터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두 계층, '다문화가족'과 '탈북자'에 대해

안타까움과 기여를 하고싶은 의지를 가지고 있는 저이기 때문이죠.

 

 

제가 방송을 하는 월요일에 만나기로 했습니다. 오늘(2014.01.06) 방송을 마치고 11시에 방송국 대기실에서 보기로 했으나 그녀가 도착한 시간은 11:25분...!


작은 키, 동그란 눈의 다부져 보이는 그녀는 한국에 온지 7년째이며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부였습니다. 큰 애가 6살이라고 하니 한국에 와서 결혼을 일찍 한 케이스죠.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될 코칭이니 만큼 본론으로 바로 들어갔습니다.


"오늘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상담을 요청하셨어요?"
"제가 한국에서 7년 동안 살면서 이 곳에 적응하고 살아남는게 무척 힘들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꼈어요. 내가 무얼하며 살아야 하고 어떻게 그 직업에 들어갈 수 있는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한국에서 나고 자라서 훌륭한 대학을 나 온 사람들과 경쟁해서 자신이 취업할 자신이 없고 무엇을 해야할지도 갈피를 못 잡아 절망감에 빠져 있는 상태였다.

"그럼 자신이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 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으신거에요?"
"제가 하고 싶은 것은 있어요. 중국어를 할 줄 알기 때문에 관광가이드를 하고 싶어요!"
"그러시군요. 그럼 뭐가 문젠가요?"
"그 직업을 하려면 어떤 자격증이 있고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알고 싶어요."
이 대화를 듣고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그녀에게 자격증이 없어서 취업을 못하는 걸까요?
이 대화에서 발견한 진짜 문제는 조금 있다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요즘 취업시장에서 일명 '스펙'이란 말을 빼면 할 말이 없죠. 그녀 역시 자신의 스펙이 부족해서 취업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그녀에게는 '탈북자'라는 꼬리표도 달고 있으니 그 무게는 더 하겠죠. 그렇다면 새터민인 그녀의 스펙은 어떠할까요?
-북한 김일성대학교 00학과 졸업
-방송통신대 재학 중
-보유 자격증 및 기술: 병원 코디네이터, CS강사, OA실무, 중국어 회화
이런 스펙에도 자신이 초라하다고 여겨져 1년간 어학연수를 계획하기도 했다는군요.

이 말을 듣던 저와 작가는 "네?"하며 깜짝 놀랐습니다. 그녀가 대기업에 취업하려는 것도 아닌데 저 정도의 스펙이 부족한걸까요?
"그런데 저 자격증들은 왜 따신거죠?"
그녀는 침묵했습니다. "모르겠어요..."


그녀의 낮아진 목소리가 이어집니다.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본적이 없네요. 자격증뿐만 아니라 직업이라는 것 조차도 왜 필요한지 나에게 맞는 직업이 뭔지 고민해 본적이 없어요. 하나원에서 교육 받을 때도 무조건 빨리 나와서 돈을 벌고 싶을 뿐이었지 그런걸 고민해야 되는지 조차 몰랐어요. 그런데 한국에서 7년 정도 살아보니 이제야 그게 중요하다는 걸 알겠어요."

 

이 분을 만나기로 약속하고 새터민에 대한 교육에 무엇이 있는지 찾아 봤습니다.

하나원뿐 아니라 새터민 관련 기관에서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법'이나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꿈과 비전', '직업과 경력'에 관한 교육은 전무하더군요.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내용을 교육해야 하기에 그렇겠지만 그 짧은 교육 시간에 '기독교의 이해, 불교의 이해' 등의 교육 주제는 보였습니다...ㅎㅎ

 

다시 그녀와의 대화로 돌아가겠습니다.
그분은 커리어 코치인 제게 중국어 가이드에 관한 정보를 질문했습니다. 자신의 직업과 경력에 대해 코칭 기회가 앞으로 몇 번이나 올까요? 짧지만 중요한 그 시간을 가이드에 관한 정보를 묻는 것이 최선일까요? 그런건 네이버님에게 물어보면 됩니다. 혹은 현장에서 뛰고 있는 가이드를 만나서 코칭을 받는게 더 현실적이죠.
"여기 올 때 '이것만은 꼭 물어봐야 겠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와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준비한 질문이 있나요?"
그녀는 커다란 눈망울만 꿈쩍 거립니다.
수많은 정보가 떠 돌아 다니는 대한민국에서 그런걸 물으러 먼 곳까지 와서 여러명의 시간을 가져간다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라 볼 수 없습니다.

 

그녀의 진짜 문제는 <자신이 하는 모든 행동에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고 무작정 무언가를 하기만 하기>란 진단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자격증이 해답이 될 거라 생각하지만 그 자격증이나 기술이 무엇을 이루기 위해, 왜 하는 것인지에 대한 그림은 없죠. 그러니 기술은 많지만 내 것으로 써먹을 무기가 없는겁니다. 그러니 새로운 자격증을, 스펙을 늘여야겠죠? 그것이 불안감을 잠재워 주니까요. 악순환입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Why? What? How?'에 대한 개념이 형성되어 있지 않고 그런 생각을 해 봐야 한다는 걸 들어본 적도 경험해 본적도 없었습니다. 이 문제는 탈북자가 아닌 일반 젊은이들의 머릿속도 마찬가집니다. ^^

 

그녀의 생각 기저에 단단히 박힌 사고가 있었습니다. 
"난 탈북자라서 더 불리해!"
"더 많은 스펙이 필요해!"
"난 쓸모 없는 인간이야!"
현재를 살아가는 취업준비생이나 재취업자들의 사고와 너무 똑 같아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에 2만5천 명의 탈북자가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 들 중 많은 수가 저런 생각으로 심하게 좌절하고 심지어 자살까지도 합니다. 스펙과 능력 부족이 탈북자를 괴롭힌다기 보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스스로를 늪으로 끌어 당기고 있을 겁니다.

 

목숨의 위험 속에서 살아남아 한국이란 나라에 온 그녀.
더 큰 위험은 없을 줄 알았다는 그녀.
어려움을 터 놓고 말 하고 조언을 구할 곳도 없어 막막하다는 그녀.

 

처음엔 30분 정도의 시간을 계획했으나 더 깊은 이야기까지 나누다 보니 그렇게 한 시간 가까이 지났습니다.

 

 

 제가 그녀에게 전해 준 처방은
1)환경에 포커스를 맞추기 전에 자신의 내면에 포커스를 맞추자. 내 손으로 자존감을 먼저 키워야 한다~!
2)자격증을 따는 것은 일단 중단! 자신의 자산을 정리하고 무엇을 하고 싶고 그걸 왜 해야 하는지 기록하자~! (물론 정리해야 할 간단한 양식도 알려주었지요)
3)기본에 충실하자~!
  -헤어지기 바로 전 마지막으로 제가 한 조언입니다. 
   "기본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00씨에게 3가지 질문을 드릴께요.
    첫번째, 오늘 몇시에 오셨죠?" 
    "......" 
    "약속 시간에 무려 30분이나 늦게 오셨습니다. 만약 면접이라면 바로 탈락이죠."

 

    "두번째, 자신이 상담을 요청해서 오셨는데 필기구는 들고 오셨나요?" 
    "....."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아 저에게 펜과 종리를 빌리셨죠? 늘 준비되어 있는 자세가 되어야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 '만나서 이건 꼭 물어봐야지, 내가 이것만은 꼭 얻어와야 겠다!'라고 생각하고 질문을 준비해 왔나요?"
  "...."  
  "묻지 않는데 무얼 답해 주겠어요? 자신의 문제에 무책임한겁니다.

   질문의 질이 답의 질을 결정합니다."

 


우리의 대화가 의미있는 시간이긴 했나 봅니다.
반짝이는 눈빛으로 그녀가 말했습니다.
"막막하고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힘을 얻고 갑니다! 제가 성공해서 꼭 다시 찾아뵙고 싶네요."
그녀와 작가 그리고 저는 서로 포옹을 나누고 헤어졌습니다.

 

 

저에게도 소중한 대화였습니다.
그분과의 대화를 통해 <새터민들을 위한 교육>의 거대한 구멍이 무엇인지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구멍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방법까지도!
이제 그 시스템을 발휘할 수 있는 장(場)을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겠죠.
하드웨어를 통일부, 노동부, 지자체 등이 해 주어야 합니다.
소프트웨어를 채우는 것은 더 쉬울 겁니다. 저도 있잖아요~ ^^

 

 

그녀의 이야기는 방송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촬영이 아닌 그녀와의 개인적인 코칭  시간이었고요,
생방송은 1월 20일에 진행될 예정입니다.

 

생방송은 이렇게 구성됩니다.
그녀와 전화연결을 통해 간단히 개인의 상황을 듣습니다.
코치인 제가 그분께 몇 가지 질문을 합니다.
그에 맞춰 워크넷 채용소식을 선별해 추천하고,
마지막으로 경력을 위한 팁을 제공하며 마무리~

 

매주 월요일 오전 10:30~11:00 <열려라 성공취업>의 '공개구직 숨은 일꾼!'
많이많이 보러 오세요~~ ^^
방송 출연 신청도 받고 있으니 콜콜콜~!

 잡매칭 프로그램 <열려라 성공취업> 클릭 http://www.tvworknet.or.kr

 


00씨~ "다음에 맛있는 밥 살께요~"라는 말 한거 기억하시죠?
기다리고 있을께용~~ ㅎㅎ

 


지금 이 순간
어디선가
그녀와 같은 고민을
홀로 하고 있을
새터민들에게
활기찬 에너지를 보냅니다!!!

 

 

-커리어 코치 조은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