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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교육&강의&워크숍 주제들/공감커뮤니케이션(비폭력대화)

당신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은 무사한가요?

블로그, 카페, 이메일, 메신저, 그리고 트위터 까지…

얼굴을 대면하거나 심지어 서로의 목소리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보다는

위와 같은 온라인 세상에서의 그것이 더욱 빈번한 요즘이다.

게다가 전화 통화보다는 문자를 주고 받는 것으로 공식적인 대화를
(심지어 강의 의뢰도 순전히 문자로만 하는 사람도 보았다…)
하는 것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세대와 살고 있다.

그럼 그에 걸맞게 제대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고는 있는 것일까?

 

그 의문에 대한 걱정스러운 현실을 보았으니...

지난 5월, 나에게 실제 일어난 한 에피소드를 통해

온라인 세상에 길들여졌을 대학생의 다듬어지지 못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한 번 보여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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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메일로 한 통의 이메일이 도착…아니 던져졌다...!

 
  •  5/25 발신자-당당녀

  •  이메일 제목:아이디어 평가법에 대해 질문합니다
  •  내용: 
              인터넷을 아무리 검색해 보아도 아이디어 평가법에 대한 내용이 없네요.
              바쁘시더라도 아이디어 평가법에 대해 답변좀 부탁드립니다.
  • 
    이것이 내용의 전부이다…! 


    아마도 내 블로그를 보고 메일 주소를 찾아 문의를 준 듯 하다.
    그런데 앞뒤 군더더기 하나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말 단 2줄만 보낸 저 심플함을 어찌 보아야 할까?
    자신에 대한 소개도, 왜 저런 질문을 하는지도, 내가 시간을 내서 자기에게 왜 그 내용을 알려주는 수고를 해야 하는지도....
    단 한마디의 언급도 없다.
    자신은 당연히 궁금한걸 나에게 요청해야 하고, 나는 당연히 그녀에게 자세한 답을 해 주어야 한다는
    매우 황당한 사고를 하고 있는 어린(?) 여성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답변좀 부탁드립니다’ 란 글자 속에는 공손함 보다는 ‘강력한 포스’가 느껴지기까지 하다.


    순간 화도 나고 짜증도 났다.
    ‘내가 왜 그녀에게 그런 수고로움을 해줘야 하지? 나에게 오는 이점이 도대체 뭐기에?
    단지 기분이라도 좋게 만들어 주면서 요구하던지...거참...황당하군.’


    그 메일을 무시하고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으려 했으나,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 평가법을 아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는 기본적으로 어떤 예의가 필요한지를 아는 것이란 생각이 들어 답장을 했다.
    나 역시 최대한 예의 바르게….


    [나의 답장]

     안녕하세요. 

     질문을 해 주셨는데,
     질문하신 분에 대한 소개와 평가법을 어디에 적용하실 지 등의 내용은 없어서 아쉽네요.

                죄송하지만, 위 내용으로 소개부터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조현미 드림.

    평소 이메일 작성 시에도 표정이 담겨질 수 있도록 나름 애를 쓰고 보내는 나로서는,
    위와 같이 이모티콘 하나 없는 무미건조한 편지를 적은 것 자체가 매우 화가 났음을 보여 준다.



    [당당녀의 답장]

      저는 진주 00대에 재학중인 당당녀라고 합니다.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중에 레포트 주제로
      아이디어 창출법과 아이디어 평가법에 대해 조사하라는 것이 있어서 자료를 찾아보았는데,
      아이디어 창출법은 많은 자료가 있으나 아이디어 평가법에 대해 자료가 없어서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이 역시 얼마나 간단 명료한 답장인가....
    내가 알려달라고 한 내용만 핵심적으로 적어 보낸 저 명료함을 칭찬해야 할까보다.
    내가 받아 보고 싶었던 답장은 "죄송합니다! 제 소개도 없이 ...." 뭐 이런 내용이 조금이라도 담긴 메일이었는데!
    맺음말 처럼 보이는 간단한 마지막 인사까지 바라는 것은 내 욕심인가 보다.

    요지는 자신이 대학 레포트를 쓰는데 쓸 내용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다 찾고자 하는 내용이 없으니
    그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의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이메일 주소로 단도직입적으로 자료를 달라고 당당히 요구하는
    경지(?)를 보여준 것이었다.

    이 답장에도 알 수 있듯이 일말의 미안함이나 민망함은 그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으니 오히려 내가 민망해진다.



    [또 나의 답장]

      안녕하세요, 당당녀님.
      아이디어 평가법 역시 다양한 기법이 있고 상황에 따라 적절히 선택하는 것이기에
      제가 다 기록해 드리긴 어렵네요.

      대신, 유용한 도서를 소개해 드리니 참고해 보시면
      도움이 많이 되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추천도서 : 000 , 0000, 00000


    자세한 설명을 해줘야 할 그 어떤 이유도 나는 찾지 못했기에 추천도서를 알려주고 말았다.
    자신의 노력은 전혀 들이지 않고 남의 노력을 그저 쉽게 가져가려는 그 학생의 나태함이 미워서였을 것이다.

     


     그녀의 마지막 답장은 이러했다.

      제목:답변 감사합니다.

      빠쁜신 중에 답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작은 정보라도 받게 되자 그녀는 그제야 인사 한 마디 건넨다. '좋은 하루 되세요. ^^'


    자신보다 한 참이나(??ㅋㅋ) 연배가 많은 사람에게 위와 같은 커뮤니케이션을 나눌 수 있는 진주 00대의 당당녀에게  ‘당신은 당당한 젊은이~!’라고 박수를 보내줘야 할까?
    게다가 오타까지…(빠쁜신???)
    우리의 당당녀가 얼마나 바쁘셨으면 단 두 줄의 문구를 다시 읽고 오타가 있음을 알아 낼 시간 조차 없었을까..

     


    위의 에피소드는 다음의 두 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1. 온라인 상에서의 커뮤니케이션도 학습이 절실히 필요하다.
    오히려 오프라인 상보다 오해를 불러 일으킬 소지가 너무나 많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

    면대면 접촉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교육이 지금까지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온라인 상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예절과 스킬 교육이 더 많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2. 젊은이들이 정보를 구하는 방식을 알 수 있다.
    요즘 이런 농담이 있다.
    "요즘 학생들이 배움을 얻는 통로가 두가지 있다 무엇일까?"  -> "텔애비와 네이버님~!"
    야...이 세태를 반영한 농담을 내가 직접 체험할 줄이야.

    대학생들도 학교 레포트를 탤애비에게(애비-아빠와의 대화보다는 TV와의 친근한 대화) 물어보고
    책을 찾기 보다는 손 쉽게 네이버님에게 물어보기!
    그래도 얻고자 하는 것이 안 나오면 그 정보를 가지고 있는 타인에게 당당하게 달라고 요구하기!

    세상의 모든 지식(?)은 네이버님과 TV가 소유하고 계신다는 강력한 믿음을 가지고 그에 부응하는 요즘 세대들…
    책에서 답을 찾는다....는 그들에게 멀고도 무관심한 DMZ가 되어 버렸나 보다.

     

     내 강의에 풍요로운 이야기 거리를 제공해 준 당당녀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이 에피소드의 흔적을 올리며 글을 마무리 하자.

     


     

     당신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은 무사한가요?

    -열정교육컨설팅 조현미-